역사적으로 과학기술이 발전해온 양상을 살펴보면 일정한 패턴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어떤 기술이 발명된 후 점차적으로 발전해 나가다가 어떤 순간에 그 기술의 사회적 경제적 중요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그로 인해 그 기술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 <그림 1>. 18세기에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불과 10∼20여 년 전에 발생한 정보통신기술(IT)의 혁명도 또 다른 예로서 우리는 지금 너무나 당연하게 그 혜택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휴대폰이나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의 세상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바이오기술(BT)이나 나노기술(NT)이 새롭게 등장하였고, 그 기술들에 의해 이전에는 보지 못하던 새로운 제품과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런 신기술들의 생성과 소멸 기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고, 기술들 간의 이합집산도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신기술들 간의 융합으로 전혀 새로운 기술이 만들어지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도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중심이 되어 범부처적인 ‘국가융합기술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하였고 이것을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확정하였다. 국가적 차원의 기본계획이란 그 분야에 대한 큰 틀을 짜는 것이다. 마치 컴퓨터 하드 디스크를 사용하기 전에 포맷팅하는 것과 같다. 본고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정의한 융합기술이란 무엇이고, 어떤 유형이 있으며, 정부차원에서 앞으로 어떤 연구를 수행할지 융합기술에 관한 전반적인 계획을 소개하고자 한다.